Wednesday, March 16, 2011

내게는 어글리한 롯데삼강 웹사이트

오랫만에 RSS reader를 보다가 롯데삼강 웹사이트를 리뷰한 블로그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블로거닷컴에서 트랙백을 제공 안해서 원문 링크를 그대로 건다.

이 웹사이트는 스토리텔링적인 면을 강조하였고, 3D적인 디자인으로 보다 나은 UI/UX를 제공한다는 게 주요 요지인 듯 하다. 참고로 이 웹사이트는 최근에 무슨 웹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든 나는 여기서 이 웹사이트에 대한 비판을 좀 해보려고 한다.

내가 이 웹사이트를 보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쁜것에만 관심을 뒀구나'.... 이다.

내가 제일 싫어라 하는 플래시로 도배를 하고 있다.
네비게이션 메뉴... 이미지 롤오버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을 플래시로 처리했다.
심지어 컨텐츠의 텍스트조차 모두 이미지로 처리되어 있다.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이미지를 굳이 이미지로 만들고, 그 이미지의 일부에 링크를 걸기 위해서 쓰지 않아도 될 스크립트를 쓰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과연 누구를 audience로 두고 운영하는 웹사이트인걸까?
이 웹사이트는 왜 만든 것일까?
보다 나은 UX를 제공한다고 하면서, 과연 이 웹사이트 PM은 기본적인 웹접근성은 제대로 고려를 하고 이 웹사이트를 만든 것일까?

롯데삼강에서 새로 개발한 '채미소'라는 제품이 있다고 한다.구글에서 '롯데삼강 채미소'를 검색하면, 롯데삼강 웹사이트 내에 있는 채미소 페이지가 제일 먼저 나와야 정상이 아닌가? 그런데 네비게이션 메뉴까지 모두 플래시로 처리해버린 이런 웹사이트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구글 봇이라도 채미소 페이지를 크롤링 해갈 수가 없다.
어쩌다 운이 좋아(?!) 링크 봇이 링크 url을 찾았다고 치자. 그럼 구글에서 이 페이지의 정보를 제대로 저장해갈 수 있을까? 모두 다 이미지로 처리된 컨텐츠를 봇이 무슨 수로, 어떻게 긁어갈 것인가? 설마 이미지 태그 안의 alt의 내용을 긁어가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_-;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는 그 안에 아무리 많은양의 훌륭한 컨텐츠가 있다고 해도, 검색 엔진이 찾을 수 있는 건 <롯데삼강닷컴이라는 웹사이트의 메인페이지>.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롯데삼강이 홍보를 위해 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면 (뭔가 세련되어 보이는 웹사이트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싶어서 만들었다면) 기본적인 검색 접근성부터 보장해야 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검색되지 않는 웹사이트를 사람들이 무슨 수로 와서 찾아와서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플래시를 쓰면 아주 멋있어 보이고 세련된 모양의 웹사이트를 가질 수 있지만, 사실 웹 개발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현재 나오는 기술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 플래시를 굳이 쓰지 않고도 이쁘면서도 접근성도 뛰어난 웹사이트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웹사이트들에서는 배너 광고 이외에는 플래시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지 슬라이드나, 동적으로 움직이는 메뉴를 위해 자바스크립트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레이아웃이나 텍스트를 꾸미기 위한 처리는 대부분 css로 해결한다. 이렇게 얼마든지 간단하고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을 그렇게 빙빙 돌려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나...


또 한가지 이 회사의 웹사이트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 기기에서의 접근성이다. 그들이 애써서 만든 이 웹사이트가 미안하지만 내 스마트폰에서는 그리 멋있게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사용하기도 어렵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범람하고 있는 이 세대에, 설마, 이 프로젝트를 만든 분들은 이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집에서 컴퓨터 앞에 얌전히 앉아 그들의 웹사이트를 제대로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웹사이트는 미술관에 소장된 전시용 작품 같은 것이 되어선 안된다.